악귀를 쫓는 호랑이, 복면을 벗고 더베인 채보훈으로
MBC <복면가왕> 무대 위, 거대한 호랑이의 기세가 스튜디오를 휘감았다.
이름조차 범상치 않은 ‘악귀 쫓는 호랑이’. 정체가 밝혀진 순간, 객석과 시청자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가면 뒤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록밴드 **더베인(The VANE)**의 보컬이자, 전 퍼플레인 출신의 채보훈이었다.
가왕의 무대, 그리고 드러난 정체
채보훈은 첫 등장부터 압도적인 성량과 깊은 울림으로 무대를 사로잡았다.
특히 방어전 곡으로 선택한 아이들(여자아이들)의 「LION」은, 원곡의 서사를 자신만의 록 스피릿으로 재해석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가 ‘악귀 쫓는 호랑이’라는 이름을 달고 선보인 무대들은 단순히 가창력 과시를 넘어, 음악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퍼포먼스였다.
정체 공개 순간, “록 스피릿”, “온몸을 휘감는 카리스마”라는 수식이 쏟아졌다. 무대를 본 이들 모두, 복면이 아닌 그의 진짜 얼굴과 이름으로도 충분히 설명 가능한 칭찬이었다.
채보훈, 더베인으로 살아온 시간들
채보훈은 밴드 퍼플레인으로 처음 대중의 눈에 띄었고, 이후 솔로 프로젝트와 밴드 더베인(The VANE)으로 활동을 이어왔다. 특유의 중저음과 강렬한 고음, 여기에 직설적인 퍼포먼스는 꾸준히 팬덤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TV 무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아티스트였기에, 이번 복면가왕 출연은 새로운 ‘발견’의 순간이기도 했다.
무대 위 그는 록을 중심에 두되 장르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든다. 「LION」 같은 선택은 채보훈이 가진 음악적 유연성을 보여주었고, 복면 속 캐릭터와 맞물려 더욱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복면가왕이 남긴 것
복면가왕은 단순히 ‘정체 공개 쇼’가 아니다. 가면이 던져주는 익명성은 아티스트가 가진 음악의 본질에 집중하게 만들고, 시청자들 또한 편견 없는 귀로 음악을 듣게 한다. 이번 채보훈의 출연 역시 그 맥락 속에 있다.
가면이 벗겨진 이후, 더베인이라는 이름은 새롭게 조명되었고,
그의 무대는 많은 이들에게 “다시 듣고 싶은 목소리”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며
‘악귀 쫓는 호랑이’라는 이름은 이제 사라졌지만, 그 가면이 남긴 울림은 오래갈 것이다. 더베인 채보훈이 보여줄 다음 무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록이라는 장르적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이어가는 그의 행보는 국내 밴드 씬에 신선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이다.
복면가왕에서 증명했듯, 그는 이미 ‘호랑이’ 같은 존재다. 이제는 복면 없이도, 자신의 이름으로 무대를 가득 메울 준비가 되어 있다.